지금이야 핸드폰이 곧 카메라가 된 시대인지라 찍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 때 그 때 바로 그냥 사진을 찍고 말지만 80년대 초반생인 저에게는 유년시절 저와 저의 식구들 모두에게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기억하게 해주었던 아주 소중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미놀타 필름 카메라입니다.
어제 오랜만에 집안 정리를 하다가 수납장 깊숙한 곳에서 눈에 띄었던 바로 이 녀석.
시대가 발전하면서 또 개인적으로도 DSLR이 있는지라 수년간 찾지 않았던, 아마도 고등학교 때 이후로는 찍어보지 않았던 이것을 보자마자 저는 청소를 하다 말고 바로 주저 앉아 이리저리 감상하며 옛 추억을 떠올려 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필름 카메라만이 갖고 있는 외형적인 모습에서도 느껴지는 매력.
제가 알기로는 부모님께서 결혼을 하실 때 혼수로 장만하셨던 것이고 저희 집은 디카가 나오기 시작하던 2000년 까지도 이 필름 카메라로 여행의 순간을, 학교 졸업식도 한장의 사진에 남겼었지요.
그리고 그 모든 사진들은 앨범에 차곡차곡 쌓여있구요.
참 그 때를 생각해보면 지금의 디카들이 얼마나 추억과는 상반되는 것인지,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필카를 쓸 때를 되돌아보면 여행을 떠나기 전, 또는 집안 행사가 있기 전에 24방, 뭐 36방 이렇게 표현하던 필름을 사다가 혹시나 빛이 들어갈까 조심조심하면서 필름을 끼워넣고 설레이는 마음을 갖기도 했었죠.
무엇보다도 한장 한장이 소중했고 또 바로 찍힌 것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진관에 필름을 맡기면서도 인화되어 나올 사진들이 잘 나올지, 혹시 빛이 들어가서 망치지는 않았을지 걱정하기도 했었더랬죠.
참 소소한 것들인데 그게 제 나이대, 세대들에게는 흐믓하게 웃음지을 수 있는 순간들일 거에요.
사진을 찍기 전에 필름을 넘겨줘야 했던 저 레버.
그리고 셔터 버튼을 누르면 지금의 DSLR에서 들리는 그 셔터음과는 비교되지 않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주기도 했구요.
지금까지 찍은 사진수를 보면서 몇장 안남았네 라며 아쉬워하기도 했구요.
이 삼성 미놀타 필름 카메라는 제게 참 많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지금이야 전자식으로 타이머를 설정하지만 이 때에는 렌즈 옆에 있는 저 레버를 찍 돌려놓으면 지지지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고 렌즈쪽으로 다다르면 찍히는 그런 방식이었는데요.
예나 지금이나 타이머 설정 후 재빨리 뛰어가는 것은 똑같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참 아쉬운 것은... 금방 쓰겠지라며 아마 배터리를 그냥 넣어두고 보관을 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대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디지털 카메라를 사면서 금방 쓸 것이라는 그 생각은 그 이후로 할 수 없었고 그냥 그렇게 서랍 깊숙히 처박히게 되었던 것 같구요.
장시간 넣어져 있던 배터리는 내부 부품으로 흐르고 흡수되어 결국 고장이 나 버렸습니다.
세운상가나 이런데 가서 한번 고쳐봐야겠어요.
참 많은 추억이 담긴 미놀타 필름카메라이니까요.
방가진 것을 알고, 또 필름 한통이 끼워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저는 한번 개봉을 해봤는데요.
다 찍은 후 필름을 감아주는 역할을 하던 저 레버
돌린 후 쏙 올리면 덮개가 열리지요.
이 필름에는 어떤 사진이 찍혀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마지막으로 찍은 그 순간이 언제였을지, 아마 제게 또 다른 추억을 선물해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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